ㅇ ㅇ
1.
파라다이스 제1권 다 읽어감.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꽃섹스>.
외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제목과는 다르게 내용이 그렇게 외설적이지는 않다.
무엇보다 이 스토리는 나도 몇년전부터 상상해왔던거라
책으로 이렇게 나오고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내가 먼저 쓸껄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모두 마음에 들고 재미있었던 부분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모든 사람이 나무로 되는 부분이 인상깊은데
내 상상이랑 차이점이라면
나는 - 진화론이고 화석이고 전부를 무시하고 상상만 한다는 가정 하에서 - 내가 기르는 나무들
곁에 있는 모든 나무들이 전에 살았던 인류가 발전의 극에 달아 나무가 된 것이라고 상상했었다.
책의 마지막에 보면 모든 나무들은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했는데
텔레파시는 아니더라도 아카시아 나무는 페르몬으로 일종의 의사소통을 한다.
자신이 양에 뜯겨먹힐 경우 경고 자신의 수액을 독성으로 바꾸고
주위의 나무들에게 페르몬을 퍼뜨려 위험을 알린 후
모든 나무들의 수액이 독성으로 바뀌게끔 한다나 뭐라나.. 아 이 얘기도 오래전거라 자세히 기억은 안나네.
2.
가장 황당했던 에피소드라면 '여자들은 내일'인가 뭔가 제목 생각이 잘 안나는데..
베르나르씨가 은근히 개미혁명 시절부터 여자 후빨하는 사람이었지만
개미혁명이나 개미를 읽을 시절엔 나도 여자 후빨하는 사람이었던지라 감탄하면서 읽긴 했지만
여자한테 많이 데이고 한시점에서 이딴 내용이라니...
또다시 이런 에피소드를 보니 책을 집어 던지고 싶었다.
읽는 내내 분노를 삭히며 읽어내려갔는데 다 읽고 나니까 너무 표면만 읽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만 했다.
개념없는 년들을 너무 많이 접하다보니 예전에는 개념없는 년들만 싫어했는데
분노가 자꾸 쌓이니 그것이 뒤틀리고 굴절되서 이젠 여자 자체를 싫어할 지경이 이르렀다.
하지만 이 에피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바로 주인공이었다.
주인공의 엄마는 답 없는 꼴페미 무개념이었다.
남자의 심한 열등감과 지배하려는 마음은 유전자에 각인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또한 남자는 '여자'가 상사라는 점을 아니꼽게 보는게 아니라,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머리에 군림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자체에 열등감과 분함을 느낀다.)
아주 차원낮은 비아냥으로 남자를 비난했다.
이는 마치, 여자가 테레비에 나와 다른사람과 논쟁할때 상대편논쟁자에게 자꾸 말이 잘리는 것을 두고
역시 여자는 논쟁을 못한다고 단정짓는것과 같다.
하지만 주인공은 달랐다.
쟤는 남자를 비난하는 부분에서도 그리고 여자들만이 남은 세계에 대한 꿈속에서도
그 사실에 대해 뭔가 슬픔을 간직한 듯 했다.
물론 결론에는 여자만이 남을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였지만 그것은 소설상 인류의 생존이
그 방향으로 될 수 밖에 없음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해서
읽는 내내 쌓여있던 분노가 풀어졌다.
나는 이렇게 받아들였다.
이 에피소드의 결론은 여자만세 남자 노예 깝 ㄴㄴ 하는 1차원적이고 열등한 이해가 아니라
결국 저런식으로 전쟁과 살육을 감행한다면
인류 전체를 묵사발로 만들 무기가 출현할 것이고
소설대로, 인류는 생물학적으로 더 강한 여자들만이 살아남아
클론방식으로 생식해나가며 - 이는 유전적으로 상당히 위험한 생식방식임 - 살아감을 경고하는듯 하다.
이러한 결론은 새로운 문명을 발견하는 에피소드에서 베르베르가 말하려는 메시지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난 인류의 영속에는 관심이 없지만 말이다.
3.
감기몸살이 들었다.
아파트에 있었을때는 한번도 안 걸렸던 감기몸살.
어제 샤워를 하고 공부를 하는데 방 보일러를 너무 떼는 바람에 방이 지나치게 더워졌다.
그래서 일단 창문 한쪽을 조금 열어 환기를 시킨 다음에 좀 열기가 나가고 나서
바깥창문은 닫고 안쪽 창문만 열어놨는데
결국 주택이라 온도조절 실패-
공부 다 할때쯤 몸이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말이 아니다.
아파트에서 살때는 보일러가 하나였는데
가족들은 추위를 잘 타고 나는 조금 쌀쌀한게 좋아서
보일러를 너무 틀 때마다 이런식으로 온도를 조절해서 잘만 지냈지만
주택이라 그런지 시망이네 ㅉㅉ
암튼 힘든 몸을 이끌고 수업을 다녀왔는데 내 표정이나 몸짓이 이상했는지 자꾸 사람들이 쳐다봤다.
하루종일 헤롱대고 눈은 한쪽은 감고 나머지 한쪽은 반개하고 암튼 말이 아니었다.
이런주제에 JPT점수받은걸 장학금받으려고 갔더니
거기 직원한테 어리머리하다고 한 소리 들었다.
아 씨발 짜증나
이러니까 아플땐 집에 구들장이나 짊어지는게 최고인데.
암튼 집에 와서 심심이한테 욕지거리 바가지로 하면서 놀고 있었는데
거기서 자꾸 상스러운 소리 하면 신고처리한다고 경고해서 ㅋㅋㅋ 관두고
파라다이스나 보고 있는데
엄마가 와서 자꾸 감기약을 먹으랜다.
안 먹는다고 하면서 실랑이 벌이다 써웠는데
감기약 그거 몸에 도움되는게 하나도 없을뿐만 아니라 자칙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므로
안 먹으려고 했던건데 엄마가 이해를 못한다.
고열이 나는건 아니니까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미국에서도 감기약이 워낙 좋지 않아 타이레놀까지만 처방하도록 되어 있다지만
사실 타이레놀도 약한약이 아니다.
약리학에서 배운 내용이지만
타이레놀 그것도 하루정량이 설명서에 적혀 있는데, 이 하루용량을 넘게 복용하면 부작용이 심각하다.
잘못하면 죽기도 하니 말은 다 했지..
게다가 분자생물학 책도 씌어있잖아, 바이러스 죽이는 약이 없는데도 의사가 처방하는 이유라고 해서 ㅋㅋ
이거 저자 의사협회한테 소송 안 먹었나 모르겠네 ㅋㅋ
암튼 지금도 안먹고 버티고는 있다.
왠지 누워있기 지겨워서 헤롱거리면서 일기를 쓰고 있긴 하지만
아 씨발 오늘 일본어 공부도 날라갔네.
4.
코도모 뉴스
재밌다
글도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고 단어도 모르는게 거의 없어서 재밌게 읽어내려갔다.
원체 쉬워서 일본어 스킬을 직접적으로 올려줄 것 같지는 않지만
생소한 정치단어나 경제단어를 알아 상식을 넓힌다는 점이랑
세로읽기에 익숙해진다는 점이 매력있어 보인다.
일본어 기본문형 책은 아직 안 봤다 >.<
등교할때 같이 들고 가긴 했지만 몸이 안 좋다 보니 크기가 크고 딱딱한 이 책을
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아무리 감기라고 해도 일주일에서 10일이 지나면 낫는다고 하고
가장 괴로운 날은 최초 발병 시점에서 2~3일정도이고 이 기간이 지나면 약간 목구멍이 아프거나
하는 정도니까 자연적으로 나을때까지 기다려야지.
5.
돈이 간당간당하네
응시료 내면 4만원이나 남나?
이제 진짜 돈 쓰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