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빛

나는 누구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10. 6. 28. 00:02
나는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일까?
하지만 이들의 생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저 며칠동안 자신의 임무만 하고 죽는 세포들의 삶이란 무엇일까?
개개마다 자유의지가 있을까? 하지만 자유의지가 있었다면 며칠동안 일만 하다 죽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역할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것일거다. 
그렇다면 이들이 역할을 거부하면 자유의지가 생기는 걸까?
그렇다면 암세포는 자유의지대로 행위하는 것일까?
세계의 좌도가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암세포 역시 손상된 디엔에이의 발현이 아닐까?
그렇다면 암세포 역시 '명령'에 의해 움직인 것이기 때문에 의지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왜 나는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일까?
내 몸을 구성하는 수조개의 세포들은 아무도 이런 고민을 갖지 않는다.
아무도 자신이 누구인가 궁금해하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몸의 대사작용은 엉망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벌집의 벌처럼 - 비록 여왕벌의 호르몬 공격을 받는건 아니지만 -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 한다.
그렇다면 나의 의식은 이들과 다른 그 무엇일까?
만질 수 없는 의식이란 무엇일까?
과거의 모든 기억의 집합일까?
도대체 나란 뭐지?

왜 나만 이렇게 누워서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는걸까?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얻거나 잃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