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비카울, 헝가리 등기, 우울증
1.
자랑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년초에 갖고싶어했던 이 녀석을 들이게 됐다.
수령은 100년정도이고 성장은 다 마쳤다고 보면 된다.
정말 브레비카울처럼 멋있는 식물도 없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격은 무식하게 비싸지만 일단 국내 적응 개체이고 원산지구 야생개체라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든다.
또한 골이라고 해야되나? 저 우글우글한 줄기모습이 참 보기 좋다.
다른 개체나 심지어 두배나 비싼 다른 개체들은 저 우글우글한 모습이 아닌 그냥 살덩어리 같은 모습이던데 개인적인 취향상 정말 밉다. 꼭 비만인 돼지를 보는 기분이랄까;
뿌리 활착이 다 된 상태라 화분까지 같이 구매했는데 화분가격이 장난 아니었다.
그래서 출혈이 더 크다.
구입처는 뽀은이네집인데 너무 무거워서 택배가 안된다고 사장님께서 배달해주셨다.
이렇게 큰거인줄 아셨냐고 물으셨는데 전 이미 예상 하고 주문했음 ㅋㅋㅋㅋ
암튼, 사장님은 친척형처럼 생기셨다.
사진으로 봤던것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직접 찾아올 줄 알았다고 하셨는데.. 하긴 이런 무식하게 비싼걸 사는데 구경도 안하고 덜컥 사는게 이상하긴 하지만.. 근데 얘는 사진보다 실물로 보는게 더 포스가 산다.
특히 오후에 창기에 노을이 졌을때 들어오는 햇빛에 비친 이 녀석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얘를 샀으니 당분간 식물 구입은 하지 않을것이다.
사고싶은거야 널리고 널렸지만 일단 겨울이라 놓을 공간이 없다.
협탁에 있던 하월시아와 아데니움도 치우고 쟤를 놓은거라.. 바닥에 놓자니 전혀 안멋있고..
엄마는 100만원짜리냐며 비싸보인다고 놀라던데 100만원이나 하는걸 살리가;;
브레비카울은 몰라도 이베이에서 얼마 안하던 미라블이 150만원에 한국에서 팔리는걸 보고 기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미라블도 희망목록에 있는것 중 하나인데 절대로 저 값주고는 안살듯;;
2.
망할 헝가리 국제등기.
도대체 왜 안오는거야.
이베이에서 비스피노숨 낙찰받고 배달된게 지난달 30일인데 거의 한달이 다되도록 소식이 없다.
배편으로 오는것도 아니고 왜이렇게 오래 걸리는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판매자가 어지간히도 싸구려 배송수단을 선택한듯.
이번 구매를 계기로 그 셀러한테 사는걸 피해야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나 중국에서 올땐 보름전엔 오던데 이렇게 추운 겨울에 배송이 오래걸리면 물러죽어서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번에 우베한테서 리톱스며 하월시아를 잔뜩 샀는데 세관에서 개병신짓거리를 하는 바람에 전부 물러서 온 기억이 난다.
다행히 후불제라 물러죽거니 심지어 갈기갈기 찢겨 죽은 ㅡㅡ 사진을 보내고 돈은 안 냈지만 미안해서 다시는 저 상점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그 가엾은게 종이상자 안에서 떨고있을 상상을 하며 매일 체크중인데 여태 후부다에서 오질 않고 있다.
도대체 뭔일이 생긴거야 분실이라도 한건가..
인터넷을 뒤져보니 한달 반만에 받은 경우도 있다면서 국제등기가 아무튼 졸라 느리댄다.
빠르면 10일만에 온다는 소리도 있는걸 보면 복불복 엉터리 배송수단인듯.
난 배송비로만 2만원 넘게 처먹길래 솔직히 EMS로 올줄 알았는데. 아 셀러 개새끼.
3.
월요일 그리고 오늘은 비가 잔뜩오고 잔뜩 흐려서 기분이 개차반이었다.
우울증이 길어지면서 겨울비나 흐린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어제 원래 병원가는 날이었는데 안갔다.
도저히 뭘 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거실에서는 한참 김장중이었고 나는 밀린 싸이코패스를 보는것 외에 어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약을 안 먹은게 원인이 된건지 공황발작증세가 나타났다.
숨쉬기가 거북하고 가슴이 답답했고 가슴은 쿵쾅거렸다.
신경도 날카로워지면서 결국 밤을 샜다.
그리고 오늘 아침 9시에 남아있던 약을 먹고 안정을 되찾고 내리 잤다.
깬 시간이 오후 4시.
여전히 흐리고 추운듯한 방기온에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병원에 안갔다.
내일은 어떨까 모르겠다.
인파 많은게 싫어서 왠만하면 오전 일찍 병원에 다녀온다.
더군다나 요즘은 수능이 끝난때라 오후에 애들이 많이 기어나온다.
더더욱 오후에 병원에 가기 싫다.
그리고 오늘밤 일찍 잘 생각도 없고...
실은 불면증이 생긴지 며칠 됐다.
한참 잠 잘 잤는데 이유도 없이 다시 불면증이 시작되어 불을 끄고 누워서 한참을 뒤척인다.
그래서 자기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