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다육이들 물을 주는데 어째 사르코카울론 헤레이가 이상하다.
아데니움 죽었을때처럼 가지 끝이 거뭇거뭇..
헉 해서 만져보니 끝이 물렁거리고 검은물이 죽죽 나온다;;;
뽀은이네집 사장님한테 sos 치니 썩은것 같다고 잘라보라신다.
가위를 가져가서 잘라보는데 계속 썩은 부위가 나타나고..
밑에 본가지까지 갈색으로 변색되어있었다. 변색되어 있는 부분은 딱딱한 정상부위와 다르게 약간 물렁거리면서 껍질같은게 느껴졌다.
화분을 밑으로 내려와 화단에서 파보니 뿌리는 물렁거리질 않던데.
사장님이 가져와보라고 하셔서 서둘러 점심을 먹는둥마는둥 하고 뽀은이네집으로 향했다.
원래 오늘 소풍 좀 나가려고 했는데 다 텄다 ㅡㅡ;
도착해서 잘라보니 이상하게 상해있었다.
병반이 쭉 타고 올라간것도 아니고 듬성듬성했다.
아무튼 가지 꼭다리만 잘라다가 뿌리 내려본다고 하시던데 저게 뿌리가 내리던가;;;
암튼 마음이 상할대로 상했다.
보통 아프리카식물들은 겨울에 발병이 되서 봄에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 죽는다고.
겨울관리가 잘못되었을거라신다.
디게 이뻤는데. 원산지구인데. 가격도 저렴한데..!! 요즘 수입되는것도 없어서 구하기 지랄맞게 힘든지라 새 개체를 데려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
사모님이 타주신 유자차 마시면서 망연자실중..
사장님이 활착을 위해 맡겨뒀던 고룡환이라도 가져가시라고 ..ㅎㅎ
고룡환을 별도 비닐하우스에서 가져왔는데, 물을 잔뜩 먹고 부풀어올랐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ㅋㅋ
근부화된 부분 바로 위로 부풀어올라서 터지기 직전이다. 귀여워 ♥
그래도 얘 봐서 마음이 좀 진정되었다.
뽀은이네집 도착하기 전 버스에서는 아.. 다육 관둘까 때려치울까 사장님이 자꾸 죽여서 나 미워할까 별별 생각이 다 들더만.
어지간히도 죽여먹어야지. 하튼 올해 다육이 가장 많이 죽어나갔다. 귀한 마킨스플럼도, 아름답던 미니왕비황 특대군생도 배트윙도 ㅡㅡ...
죽이는것도 경험이라지만 갑자기 떼로 죽어나가니까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돈이 아깝기보단 불쌍하고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다신 볼 수 없으니까 안타깝더라.
암튼.
여기에 왔으니 참새가 그냥 방앗간을 지나칠 수는 없다.
여기저기 다육이들을 둘러보는데 뚱뚱한 아이가 눈에 띤다.
아메치스랑 문스톤.
재고 다 나갔다더니 외두 하나가 있었다 ㅋㅋ
플분으로 그냥 데려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자기분이 낫다셔서 3천원짜리로 골랐는데..너무 작다.
크게 기르고 싶어서 커다란 화분으로 들고와서 분갈이하고 집으로 왔다.
서비스로 작은 다육 두마리를 선물로 주셨당.
이번에 이쁜 지담분으로 분갈이 한 고룡환 할아버지.
근부화 된 윗부분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관수는 아주 적게 하셨다던데, 뿌리활착이 아주 잘 된 모양이다.
귀여운 뚱뚱보 아메치스. 여름에 지랄 진상을 떠는지라 죽은 줄 아는 경우가 있다고 ㅡㅡ; 8월엔 단수.
서비스로 받은 알바칸스. 두개 있다.
2.
오늘도 비닐하우스에 올라가서 물을 줬다.
은사려황란봉옥. 물을 줬더니 꽃봉오라기 빵! 하고 커졌다.
빨랑 꽃피길 기다리는 중이다.
별 변화가 없던 철갑환이 갑자기 꽃대와 잎을 동시에 밀어내기 시작했다.
어찌나 기쁘던지 와하하 하고 웃음이 나왔다.
카르메나에 꽃이 시원찮았는데 물을 줬더니 하루만에 꽃이 저렇게 화려하게 올라왔다.
꽃봉오리 생기면 선인장은 물 주지 말라는 글을 봐서 그렇게 했었는데 맞는말은 아닌가보다.
3.
어제 그전날. 그러니까 일요일엔 뭐를 했냐면.
초미세먼지가 151을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유림공원으로 놀러갔다.
흐린날씨이고 비가 조금씩 내리는데다 미세먼지로 공기가 난리를 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는게 반전.
그리고 벚꽃이 너무 이뻤다는게 또 반전.
다만 날씨가 흐리고 어둑해서 사진을 찍어도 재대로 나오질 않고 기분도 썩 좋진 않았다.
역시 꽃놀이는 맑은날에 나가야 되는건데.
그래도 그때 비가 내려서 그런지 그나마 월요일엔 공기가 맑았지.
얼마나 날씨랑 기분이 별로였으면 그때 사진 한장 찍은게 없다.
다만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가 너무 이뻐서 손으로 쓸어봤다.
하늘하늘거리고 부드러운 꽃들의 감촉이 너무 가녀리고 좋았다.
이런 불쌍한 벚꽃가지를 왜 꺽는 사람들이 있는지 이해가 안갔다. 씨발년들. 니년들도 팔다리 사지 으스러지는 날이 올거다.
암튼 대충 한바퀴 걷고 집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