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상당히 우울한 꿈을 꿨다.
내용은 기억이 안나는데 꿈꾸는 내내 우울한 음악과 노래가 들렸다는건 기억한다.
잠도 깊게 못자도 꺤 시각도 점심식사를 해야 하는 때였다.
2.
그래서 하루종일 컨디션이 저하되어 있었다.
잠에서 깼는데도 피로감이 그대로 있어 흡사 꿈을 꾸는듯한 이상한 감각이 들었다.
대충 우유에 더치커피를 타 마시고 있었는데 고모가 왔다.
고모가 다육식물을 달래서 리톱스 두개랑 희세지설 새끼친거 하나 그리고 아기 난봉옥을 줬다.
3.
누나가 늦은 오후에 찾아왔다.
토마토 한상자랑 와송즙이랑 더치커피 한병을 받았다.
커피를 타달래서 아침에 먹었던대로 타줬더니 맛있댄다. 더치커피는 간단한 기구들로 가정에서 만들어도 맛있다.
크기가 뻥튀기된 비어디 드래곤을 보고 놀랐다.
만져보랬더니 거절했다.
생긴건 우락부락해도 겁이 많고 착한 아이인데.
자고가랬는데 저녁먹고 가버렸다.
4.
집에 손님이 안왔으면 아마 침대에서 하루종일 잤을것 같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일년에 가끔가다 컨디션이 안좋은 날이 있다. 감기몸살같은거랑은 별로 상관이 없고
환절기 여부와도 별로 상관없이 아무때나 찾아온다.
다만 한여름에는 드물고 겨울에는 이런적이 있다.
하도 안 좋으니까 클로저스도 안했다.
병원도 안갔다.
내일 안가면 추석이라 며칠동안 먹을 약이 없다.
5.
그러고보니 이번년도는 한밭수목원에 자주 가질 못했다.
딱히 그늘이 있는것도 아니거니와 버스를 갈아타고 한참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서원 매점이 문을 닫더니 요즘엔 동원 매점도 안하는것 같았다.
놀러가는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다.
이번주에 가야지 했는데 이번주도 다 지나가고.. 주말에는 사람많아서 가기 꺼려지고..
이번해도 어영부영 지나가려나..
서울처럼 놀러갈 곳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정말 놀러다닐곳이 없다.
시립미술관도 전시한다는게 고작 하이퍼리얼리즘..
차라리 인터넷으로 사진을 검색해서 보겠소.
좋은 미술공연은 전부 서울에서만 하고,.
토미 임마뉴엘도 담달에 서울에서만 있다가고.
티켓값도 그렇지만 교통비 같은거 생각하면 비용이 배로 불어나서 갈 엄두가 안난다.
중딩땐 수행평가랍시고 미술관 10개 돌고 확인도장받기 이런걸 시켜가지고
은행동이랑 대흥동쪽 미술관 하루이틀만에 다 돌고 그랬는데..
그 많았던 미술관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걸까.
시민회관도 사라지고.
요즘은 미술관이 멀기도 하고 찾기도 힘들어 안간다.
그래도 그때는 귀찮긴했어도 즐거웠지.. 토요일에 시립미술관도 몇번 가서 구경하고.
어릴땐 학교에서 수업 대신으로 미술관 구경시켜줬지만
자라고 나니, 정확히는 고딩되고부터 오로지 공부만 억지로 시켰지 뭐..
대학생땐 학교가 시골인데다 워낙 멀어 평일 어디 구경가는건 꿈도 못꿧고.
차라리 바득바득 우겨서라도 예술고에 진학을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땐 피아노 하루에 10시간씩 치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때의 열정이 없다. 하루 10시간씩 매일 쳐도 건초염은 커녕 손가락 아픈곳 하나 없었는데
지금은 10시간이 뭐야? 기타 2시간만 쳐도 더 치기 귀찮고 건초염이 생길락말락.
다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