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터넷 방송으로 짱구를 보다 자는 바람에 늦게 일어났다.
엄마는 벌써부터 전을 부치고 있었다.
난 빈둥대가 동그랑땡을 만드는 5시가 되어서야 도와줬다.
동그랑땡은 참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반찬으로도 자주 먹었기 때문에 그다지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다.
동그랑땡을 뒤집느라 수저를 사용했는데 길이가 짧아서 손이 너무 뜨거웠다.
좀 기다란 뒤집기용 수저가 나왔으면 좋겠다.
다음 내가 먹을 꼬지를 부쳤다.
꼬지는 굽는것보다 재료를 꼬치에 꽂는게 정말 번거롭고 짜증난다. 특히 파를 꽂을땐 으으 ㅡㅡ
다 하니 7시였다.
2.
저녁시간에 하월시아에 물을 분무해줬다.
픽타가 성장속도가 빠른줄 알았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하엽지는거 말고는 별 반응이 없다.
사실 자로 너비를 측정해야 하는데 매번 까먹는다. 그래야 자라는지 아닌지 알 수 있지..
3.
12시에 붉은돼지가 하길래 그걸 봤다.
이 영화를 카미카제 제로센과 연관짓는 사람도 있던데 난 잘 모르겠다.
재밌긴 했는데 열린결말인게 영 별로다. 난 열린결말을 혐오한다.
4.
내일이 추석이지만 찾아오는 친척도 없거니와
천주교라서 제사도 안 지낸다.
대신 연도를 하는데 난 불교도인데다 조상신이니 뭐니 그딴거 안 믿는지라 참석하지 않는다.
그래서 매번 추석이나 설이 되기 전에 엄마보고 전 부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왜냐하면 엄마가 너무 힘들어 하기 때문이다.
엄마는 나의 말을 번번히 무시하고 전을 부치지만.
난 전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별로 안 아쉬운 사람이라 걍 엄마가 편하게 보냇으면 좋겠다.
제사도 안하는데 전이 왠말이야..
대신 추석에 송편은 만들지 않는다.
어렸을적 한참 제사지낼때 추석마다 송편만드느라 고생한거 생각하면 아직도 징글징글하다.
그나마 친척도 적은지라 송편만드는 양이 적긴 했지만 오전내내 전부치고 오후내내 송편빗은 생각하면 정말 토쏠린다. 더군다나 맛도 없는 송편이 추석 지나고 오랫동안 남아 꾸역꾸역 처리한거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그 송편이 한참동안 남아 한겨울에도 쪄먹던 생각이 난다.
아무튼 난 명절음식도 별로고 명절도 별로다.
놀러가봤자 사람들로 미어터지니까 왠만하면 며칠내내 집에 붙어있어야 되니까 답답하고 심심하고 지루하다.
테레비를 틀어도 명절특집이랍시고 재미딱지도 없는 개차반 프로그램만 하고
영화도 개씹노잼 한국영화만 주구장창
그나마 iptv를 달았으니 이건 좀 덜하려나 ㅎㅎ
5.
어제는 정말 오랫만에 저녁에 이마트를 다녀왔다.
꼬지재료를 안샀대서 엄마가 꼭 오늘 가야되겠다고..
저녁에 마트를 자주 안 가는 이유는 엄마가 저녁잠이 많아져서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찾는 족족 배차시간이 너무 길다.
명절 전날이라 그런건지 저녁이라 그런건지 배차시간이 비정상적이였다.
엄청 오래 기다려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실수로 한정거 전에 내렸다.
한참을 걸어서 복합터미널에 도착.
이마트에 가니 추석연휴 전날이라 사람들이 미어터졌다.
그래서 카트대신 장바구니를 들고갔는데 그러길 잘했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장바구니 들고다니기도 버거웠다.
맛살 햄 노르웨이 고등어 꼬치 그리고 치간칫솔까지.
간식은 하나도 못 샀다.
실내가 너무 더웠고 사람이 많아 정신이 없어서다.
안그래도 나 말고 땀을 뻘뻘 흘리던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 마트 보면 냉방을 개차반으로 하는 곳이 많다.
파리바게뜨에서 빙수를 주문했는데 빙수 없다고 싸가지 없는 말투로 내뱉는 재수없는 알바년을 뒤로하고
건물을 나와 근처 카페베네에서 딸기빙수를 주문했다.
엄마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빙수는 비싼만큼 양이 무식하게 많았다.
다 먹기도 전에 질려버렸는데 남기기 아까워서 먹다보니 잘 들어갔다.
그 무지막지한 빙수를 30분에 걸쳐 다 먹고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너무 배가 불러서 새벽이 한참이 지나도 배고품을 느끼지 않았다.